주방의 메아리: '흑백요리사'와 글로벌 푸드 포맷의 불법 복제에 대한 법의학적 분석
제 1부: 글로벌 히트작의 해부: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의 해체
글로벌 미디어 시장에서 한 프로그램의 성공을 평가하고 그 파생 현상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원작의 성공 요인을 명확히 규명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하 '흑백요리사')은 단순한 요리 서바이벌을 넘어, 사회적 담론과 보편적 서사를 결합하여 전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킨 포맷이다. 이 프로그램의 창의적, 상업적 벤치마크를 이해하는 것은 그 불법 복제물의 성격과 의도를 평가하는 데 있어 비판적인 기준점을 제공한다.
1.1 "수저 계급론" 서사: 시대정신을 관통하는 사회적 은유
'흑백요리사'의 핵심 동력은 '백수저'와 '흑수저'라는 대립 구도에서 나온다. 이는 단순히 참가자를 두 그룹으로 나누는 경쟁 장치를 넘어,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수저 계급론'을 정면으로 차용한 강력한 사회적 알레고리다.1 이 프로그램은 기득권을 상징하는 20인의 저명한 '백수저' 셰프와, 재야의 고수를 대표하는 80인의 '흑수저' 도전자들이 오직 '맛'이라는 단일 기준으로 계급장을 떼고 맞붙는 비대칭적 경쟁 구조를 채택했다.2 이러한 설정은 단순한 요리 대결에 계급, 특권, 그리고 실력주의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지며 극적 긴장감을 극대화했다.
이러한 포맷의 정체성은 공식 제목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영문 제목인 'Culinary Class Wars'와 중문 제목 '黑白大廚:料理階級大戰' (흑백대주: 요리계급대전)은 모두 '계급 전쟁'이라는 키워드를 전면에 내세우며, 이 사회적 갈등 구조가 프로그램의 핵심 아이덴티티임을 국내외 시청자들에게 각인시켰다.2
이 지점에서 '흑백요리사'의 성공 이면에 숨겨진 정교한 전략이 드러난다. '수저 계급론'은 지극히 한국적인 사회 비판 담론이지만, '기득권에 도전하는 언더독'이라는 서사는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보편적인 이야기의 원형이다. 즉, 제작진은 한국의 특수한 문화적 코드를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과 같은 보편적 서사 구조에 담아냄으로써, 문화적 장벽을 넘어 전 세계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는 데 성공했다. 이는 프로그램이 대만 등지에서 한국 관광 열풍을 일으킬 정도의 글로벌 히트를 기록한 근본적인 이유이며 1, 표면적인 형식만 모방한 복제물이 결코 담아낼 수 없는 포맷의 '영혼'에 해당한다.
1.2 성공의 설계자들: 제작진과 심사위원단
'흑백요리사'의 높은 완성도는 다수의 성공적인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연출한 스튜디오 슬램의 윤현준 PD가 기획을 맡았다는 점에서 예견된 것이었다.1 그러나 프로그램의 신뢰도를 공고히 한 것은 단연 심사위원단의 구성이었다.
심사위원단은 대중적 인지도와 전문적 권위라는 두 축을 완벽하게 결합했다.
- 백종원: 더본코리아의 대표이자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요리 연구가 겸 방송인으로, 그의 이름은 프로그램에 대한 대중적 신뢰와 상업적 파급력을 보장하는 역할을 했다.1
- 안성재: 국내 유일의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 '모수'의 오너 셰프로, 그의 존재는 프로그램의 평가 기준에 의심할 여지 없는 최고 수준의 요리적 권위를 부여했다.1
이처럼 대중성과 전문성을 양립시킨 심사위원단의 조합은 파인 다이닝부터 길거리 음식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요리를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며 프로그램의 품격을 높였다.
1.3 전쟁의 얼굴들: 주요 참가자 프로파일링
'흑백요리사'의 또 다른 성공 요인은 다채로운 참가자 군단에 있다. 최현석, 오세득과 같은 미쉐린 스타 셰프부터 박준우와 같은 미디어에 친숙한 인물, 그리고 구독자 220만 명을 보유한 유튜버 선경 롱게스트까지, 다양한 배경을 가진 셰프들의 참여는 프로그램의 서사를 풍성하게 만들었다.1
이들 중에서도 특히 주목해야 할 인물은 '철가방 요리사' 임태훈 셰프다. 중식 배달원으로 시작해 자신만의 식당을 열고, 프로그램에서 중식 대가인 여경래 셰프를 꺾는 파란을 일으킨 그의 이야기는 '흑수저의 반란'이라는 프로그램의 핵심 서사를 완벽하게 구현한 사례다.7 그의 여정 자체가 '흑백요리사'의 주제 의식을 집약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훗날 그가 중국판 복제 프로그램에 대해 내놓는 비판은 단순한 감상평을 넘어선 전문가의 증언으로서 막중한 무게를 지니게 된다.
제 2부: 법의학적 비교 분석: '흑백요리사' 대 '이팡펑션'
이 장에서는 텐센트 비디오가 제작한 '이팡펑션'이 '흑백요리사'의 단순한 오마주나 영감의 차원을 넘어, 포맷의 핵심 요소를 무단으로 복제한 사례임을 법의학적 관점에서 분석한다. 광범위한 구조적 유사성에서부터 부인할 수 없는 세부적 연출의 일치까지, 표절의 증거를 체계적으로 제시한다.
2.1 청사진의 복제: 포맷과 구조
중국 텐센트 비디오에서 방영된 '이팡펑션(一饭封神, 한 끼 식사로 신이 되다)'은 '흑백요리사'의 핵심 전제를 그대로 차용했다. 다수의 신인 셰프가 소수의 기성 마스터 셰프에게 도전하는 구도가 그것이다.9
참가자의 숫자 구성은 미세하게 다르지만, 그 비율과 개념은 동일하다. '흑백요리사'가 20인의 백수저와 80인의 흑수저로 구성된 반면 2, '이팡펑션'은 16인의 스타 셰프와 84인의 신인 셰프로 구성되었다.9 이러한 사소한 수치 변경은 포맷 표절에서 법적 책임을 회피하고 독창성을 주장하기 위해 흔히 사용되는 전형적인 수법이다.
더욱이, 중국판의 참가자들 역시 '분자요리 광인'과 같은 별명을 사용하며 흑백으로 나뉜 복장을 착용하는데, 이는 원작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핵심적인 장치들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9
2.2 서명과도 같은 세트: 시각적, 공간적 복제
표절 의혹의 가장 명백하고 결정적인 증거는 세트 디자인의 복제에 있다. 원작의 상징과도 같은 다층 구조의 세트, 즉 기성 셰프들이 위층에서 아래층에서 경쟁하는 도전자들을 내려다보는 공간 배치는 '이팡펑션'에서 그대로 재현되었다.9 이는 일반적인 스튜디오 디자인이 아니라, '계급'이라는 주제를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흑백요리사' 포맷만의 독창적인 장치다.
리뷰 영상에서는 심지어 참가자들의 시작 위치, 심사위원의 시야각, 그리고 특정 카메라 앵글까지 동일하다고 지적한다. 이 정도 수준의 모방은 영감의 범주를 명백히 벗어나, 원작의 시각적 요소를 기계적으로 복사한 행위에 해당한다.
2.3 심사 과정: 의식의 복제
'이팡펑션'은 '흑백요리사'의 또 다른 시그니처 요소를 복제했다. 정장을 입은 심사위원들이 위층의 관망석에서 내려와 경쟁이 한창인 조리대 사이를 걸어 다니며 요리를 맛보고 중간 평가를 내리는 극적인 연출이 그것이다.11 이 특유의 상호작용 방식은 '흑백요리사' 포맷의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핵심적인 의식(ritual)으로, 이마저도 그대로 차용되었다.
표 1: 포맷 비교 분석: '흑백요리사' 대 '이팡펑션'
아래 표는 두 프로그램 간의 유사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표절 주장에 대한 핵심적인 증거를 제시한다.
| 특징 요소 |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원작) | 텐센트 '이팡펑션' (복제물) |
| 핵심 콘셉트 | 기성 '백수저' 셰프 대 언더독 '흑수저' 셰프의 계급 전쟁 2 | 기성 마스터 셰프 대 신인 셰프의 대결 9 |
| 참가자 구조 | 백수저 20인 대 흑수저 80인 2 | 마스터 셰프 16인 대 신인 셰프 84인 9 |
| 참가자 정체성 | 별명('철가방 요리사' 등) 및 흑백 유니폼 사용 8 | 별명('분자요리 광인' 등) 및 흑백 유니폼 사용 9 |
| 세트 디자인 | 마스터 셰프가 위층에서 관망하는 다층 구조 스튜디오 | 동일한 다층 구조의 스튜디오 9 |
| 카메라 연출 | 특정 카메라 앵글 및 시작 위치가 동일하다고 지적됨 | 원작의 카메라 앵글과 시야각을 복제 11 |
| 심사 방식 | 심사위원이 조리대로 내려와 중간 시식 및 평가 진행 11 | 심사위원이 조리대로 내려와 중간 시식 및 평가 진행 11 |
| IP 권리 | 넷플릭스/스튜디오 슬램 소유. 중국에 판권 판매 이력 없음 11 | 넷플릭스로부터 포맷 판권 구매 이력 없음 11 |
제 3부: 셰프의 판결: 임태훈의 내부자 비평
이 장에서는 임태훈 셰프의 비평을 단순한 의견이 아닌 전문가 증언으로 격상시켜 분석한다. '흑백요리사'의 주요 참가자이자 중식 전문가라는 그의 독특한 위치는 8 그의 비평에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신뢰도와 깊이를 부여한다.
3.1 긴장감의 완급: 조리 시간과 서사적 속도
임태훈 셰프는 두 프로그램의 결정적인 차이점으로 조리 시간을 지적한다. '흑백요리사'가 70분의 제한 시간을 부여한 반면, '이팡펑션'은 120분이라는 훨씬 긴 시간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겉보기에는 관대해 보이는 이 시간 연장이 오히려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핵심 매력인 긴장감과 드라마를 희석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원작이 참가자들을 압박하며 만들어냈던 '압력솥'과 같은 환경이 사라지면서, 프로그램의 서사적 동력이 약화되었다는 비판이다. 이는 포맷의 외형을 복제하면서도 그 작동 원리를 이해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3.2 "혼란스러운" 편집: 스토리텔링의 실패
영상에서 제기된 또 다른 핵심 비판은 '이팡펑션'의 편집 스타일이 요리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가기 어렵게 만든다는 점이다. 이는 '이팡펑션'의 제작진이 각 요리가 완성되는 '과정(how)'과 '이유(why)'를 통해 일관된 서사를 구축하는 방법을 이해하지 못한 채, 단편적이고 극적인 '순간(what)'들을 포착하는 데만 급급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는 미학을 모방하면서도 스토리텔링의 기본을 파악하지 못한 파생 작품에서 흔히 발견되는 결함이다.
3.3 심사위원의 미각: "감각적" 전문성에 대한 질문
영상에서는 중국판의 심사위원들이 창의성과 정서적 깊이를 평가하는 "뛰어난 감각"을 지녔다고 묘사한다. 심사위원 중에는 가수가 셰프로 전향한 인물도 포함되어 있다.
이는 중립적으로 제시된 정보이지만, 비판적인 시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원작이 보여준 엄격한 요리적 비평 대신, '이팡펑션'의 심사 기준이 주관적이고 엔터테인먼트 중심적인 평가에 치우쳐 있을 가능성을 탐구할 수 있다. 이는 어설픈 차별화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프로그램의 전문성을 훼손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임태훈 셰프의 비평들을 종합하면, '이팡펑션'은 일종의 '카고 컬트(cargo cult)'적 복제물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카고 컬트는 선진 기술 문명을 접한 원주민 사회가 그 기술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지 못한 채 활주로나 관제탑 모형을 만들면 수송기('cargo')가 올 것이라 믿었던 현상을 말한다. 마찬가지로 '이팡펑션' 제작진은 '흑백요리사'의 성공이라는 '화물'을 얻기 위해 세트, 의상, 콘셉트 등 눈에 보이는 외부적 형태는 세심하게 복제했다.11 하지만 정작 그 포맷을 성공으로 이끈 핵심 작동 원리, 즉 70분이라는 제한 시간이 주는 극도의 긴장감은 이해하지 못했다. 오히려 조리 시간을 120분으로 늘리는 '개선'을 시도함으로써 포맷의 핵심 엔진을 스스로 파괴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는 단순한 복제를 넘어, 성공적인 콘텐츠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 실패를 드러내는 사례다.
제 4부: 복제의 패턴: 한중 미디어 관계의 거시적 맥락
이 장에서는 '이팡펑션' 사례가 고립된 사건이 아니라, 중국 미디어 시장에서 오랫동안 체계적으로 자행되어 온 지적 재산권 침해 패턴의 연장선상에 있음을 논증한다.
4.1 10년의 데자뷔: 패턴의 기록
'흑백요리사' 사례는 결코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이는 지난 10여 년간 수많은 인기 한국 예능 포맷이 중국에서 비공식적으로 복제되어 온 길고 긴 역사의 최신 사례일 뿐이다. 다수의 자료는 이러한 경향을 명확히 보여주며, 수십 건의 표절 의심 사례가 기록되어 있다.12
특히 이 문제는 2016년 사드(THAAD) 배치 문제로 한중 관계가 악화되면서 더욱 심각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당시 중국 정부가 해외 방송 프로그램 포맷의 공식 수입을 제한하자, 오히려 비공식적인 무단 복제에 대한 시장의 유인이 커지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했다.15
4.2 거울의 전당: 주요 과거 사례
문제의 체계성을 입증하기 위해, 과거에 논란이 되었던 대표적인 표절 의심 사례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 아래 표는 한국 원작과 그에 상응하는 중국판 복제 의심 프로그램을 정리한 것이다. 이 표는 '이팡펑션'이 일회성 변칙이 아님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로서, 법적 및 규제적 실패를 논의하는 데 중요한 역사적 맥락을 제공한다.
표 2: 포맷 표절 의혹의 역사: 한국 원작과 중국 복제물
| 한국 원작 (방송사) | 중국 복제 의심 프로그램 (방송사) | 주요 유사점 | 출처 |
| '프로듀스 101' (Mnet) | '우상연습생' (아이치이) | 아이돌 서바이벌 포맷, 투표 시스템, 무대 디자인. 국제포맷인증보호협회(FRAPA)에서 유사도 88% 판정. | 13 |
| '미운 우리 새끼' (SBS) | '아가나소자' (후난위성TV) | 어머니들이 스튜디오에 모여 연예인 아들의 일상 VCR을 보며 토크하는 포맷. | 15 |
| '삼시세끼' (tvN) | '동경하는 생활' (후난위성TV) | 연예인들이 시골에서 자급자족하며 생활하는 리얼리티 포맷. | 15 |
| '윤식당' (tvN) | '중찬팅' (후난위성TV) | 연예인들이 해외에서 한식당/중식당을 운영하는 포맷. | 17 |
| '쇼미더머니' (Mnet) | '중국유희합' (아이치이) | 래퍼 서바이벌 경쟁 포맷. | 16 |
| '효리네 민박' (JTBC) | '친애적 객잔' (후난위성TV) | 연예인 부부가 일반인 손님을 맞이하며 민박집을 운영하는 포맷. | 15 |
4.3 법적 및 규제적 공백
이러한 표절이 만연하는 배경에는 법적 복잡성이 존재한다. 방송 포맷은 '아이디어'의 영역으로 간주되어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10 따라서 공식적인 포맷 라이선스 계약 없이는 권리를 주장하기가 쉽지 않다.
넷플릭스가 중국에서는 공식적으로 서비스되지 않으며, '흑백요리사'의 판권을 중국에 판매한 적이 없다고 밝힌 공식 입장은 11, 해외 권리자가 국경을 넘어 지적 재산권을 행사하는 데 따르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명확히 보여준다.
제 5부: 문화적 식료품 저장고: 요리 및 기술 선택의 해체
이 장에서는 영상에 등장하는 구체적인 요리 및 기술적 요소를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이러한 선택들이 진정성, 선정성, 그리고 제작진의 의도에 대해 무엇을 드러내는지 탐구한다.
5.1 곤충 식재료: 진정성 대 볼거리
영상에서는 중국판 프로그램이 고단백 식재료로 누에 번데기와 개미를 사용하는 장면을 조명한다. 이 선택은 두 가지 관점에서 분석할 수 있다.
- 진정성: 누에 번데기는 실제로 중국 동북부 지방 등에서 별미로 여겨지는 식재료다.18 그러나 개미의 경우는 더 복잡하다. 일부 지역에서 곤충 요리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20, 개미를 주재료로 사용하는 것은 보편적이지 않으며, 심지어 식용 원료로 허가되지 않은 개미를 사용한 식당이 규제 당국에 적발된 사례도 있다.21 특히 유명한 사천 요리인 '마의상수(螞蟻上樹, 개미가 나무를 오르다)'는 다진 돼지고기가 당면에 붙어있는 모양을 비유한 것일 뿐, 실제 개미가 들어가지 않는다.22
- 볼거리(Spectacle): 주류 방송 프로그램에서 이러한 식재료를 선택한 것은 선정주의적 의도가 다분해 보인다. 이는 서구권에 퍼져있는 중국 음식에 대한 스테레오타입을 자극하며, 원작이 보여준 섬세한 인물 중심의 드라마 대신, 손쉽게 충격 요법과 시각적 드라마를 만들어내기 위한 장치로 활용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5.2 헤어드라이어 기술: "혁신"인가, 위험인가?
영상에는 한 참가자가 식재료를 빠르게 건조시키기 위해 헤어드라이어를 사용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 기술은 창의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식품 안전과 위생에 심각한 문제를 제기한다. 전문가들은 헤어드라이어가 요리용으로 설계되지 않았기 때문에 내부의 먼지와 세균을 음식에 분사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25 또한, 전문적인 히트건이나 식품 건조기와 달리 정밀한 온도 조절이 불가능하다.26
결과적으로 이 "꼼수"는 '이팡펑션'이 추구하는 방향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전문적인 요리 기술의 표준보다는, 시각적으로 흥미롭지만 근본적으로는 불안정한 방식을 우선시하는 경향이다. 이는 화면상의 '꿀팁'을 전문성보다 우위에 두는 제작 철학을 반영한다.
이러한 요리 및 기술적 선택들은 '이팡펑션'의 제작 철학이 피상적인 볼거리를 실질적인 내용과 진정성보다 우선시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이는 앞서 제기된 '카고 컬트' 가설을 더욱 강화한다. 즉, 제작진은 '더 이상한' 또는 '더 자극적인' 것이 더 나은 TV 프로그램이라는 믿음을 가진 것으로 보이며, 이는 기술, 이야기, 심리적 드라마에 기반했던 '흑백요리사'의 성공 요인을 근본적으로 오독한 것이다. 현대 음식 미디어의 시청자들이 무엇에 가치를 두는지에 대한 심각한 창의적 오판이라 할 수 있다.
제 6부: 결론: 지적 재산권, 문화의 흐름, 그리고 전략적 과제
본 보고서는 '흑백요리사'와 '이팡펑션' 사이의 유사성이 우연의 일치나 영감의 결과로 보기에는 너무나도 많고, 구체적이며, 체계적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는 명백한 포맷 표절이자 지적 재산권 침해 사례다. 이 마지막 장에서는 분석 결과를 종합하고, 이 사건이 미디어 산업에 던지는 시사점과 전략적 과제를 제시한다.
6.1 판결: 합리적 의심을 넘어서
증거는 압도적으로 '이팡펑션'이 '흑백요리사'에 대한 '오마주'나 '영감'이 아닌, 명백한 '포맷 표절'임을 가리킨다. 핵심 콘셉트, 비대칭적 경쟁 구조, 상징적인 세트 디자인, 그리고 구체적인 연출 방식에 이르기까지, 두 프로그램의 유사성은 독자적인 창작 과정으로는 설명될 수 없는 수준이다. 이는 해외 권리자의 법적 구제가 어려운 시장에서 발생한 명백한 지적 재산권 침해 행위다.
6.2 모방의 높은 비용: 평판과 창의성의 위기
이러한 무단 복제 관행은 단기적인 상업적 이득을 가져다줄지는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심각한 손실을 초래한다. 이는 해당 프로그램을 제작한 플랫폼(텐센트)과 중국 콘텐츠 산업 전반의 평판에 해를 끼치며, 독창성이 부족하다는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강화한다. 일부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비판적인 반응이 나왔다는 점은 11, 자국 내에서도 독창성을 중시하는 시청자층이 성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창의적인 측면에서, 이러한 관행은 복제를 발명보다 우위에 두는 문화를 조장하여 진정한 혁신을 저해한다. 이는 장기적으로 자국 콘텐츠 생태계의 발전을 가로막는 족쇄가 될 것이다.
6.3 글로벌 미디어 산업을 위한 전략적 과제
이 사건은 글로벌 미디어 산업의 이해관계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전략적 과제를 제시한다.
- 창작자 및 권리자 (넷플릭스, 스튜디오 슬램 등): 국제포맷인증보호협회(FRAPA) 등을 통한 포맷 등록을 포함한 선제적인 IP 보호 전략이 필수적이다. 또한, 법적 채널이 효과적이지 않은 시장에서는 여론과 외교적 압박을 포함한 새로운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 플랫폼 (텐센트 등): 노골적인 복제물을 위탁 제작하는 행위는 심각한 평판 리스크를 수반한다. 특히 자체 오리지널 콘텐츠의 글로벌 확장을 목표로 하는 플랫폼에게는 브랜드 이미지에 치명적일 수 있다. 단기적인 화제성보다는 장기적인 신뢰와 독창성에 투자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이다.
- 산업 전체: 방송 포맷을 귀중한 지적 재산으로 보호하기 위한 국제적인 공조와 기준 강화가 시급하다. 불법 복제가 아닌, 합법적이고 상호 존중하는 라이선스 기반의 각색이 이루어지는 건전한 글로벌 콘텐츠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궁극적으로 '흑백요리사'와 '이팡펑션'의 사례는 중요한 교훈을 남긴다. 한 포맷의 진정한 가치는 눈에 보이는 구조나 장치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서사의 영혼에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영혼은 결코 복제될 수 없으며, 오직 깊은 이해를 통해 합법적으로 재창조될 수 있을 뿐이다.
참고 자료
-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8월 9, 2025에 액세스, https://ko.wikipedia.org/wiki/%ED%9D%91%EB%B0%B1%EC%9A%94%EB%A6%AC%EC%82%AC:_%EC%9A%94%EB%A6%AC_%EA%B3%84%EA%B8%89_%EC%A0%84%EC%9F%81
-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시즌 1) - 나무위키, 8월 9, 2025에 액세스, https://namu.wiki/w/%ED%9D%91%EB%B0%B1%EC%9A%94%EB%A6%AC%EC%82%AC:%20%EC%9A%94%EB%A6%AC%20%EA%B3%84%EA%B8%89%20%EC%A0%84%EC%9F%81(%EC%8B%9C%EC%A6%8C%201)
- 대한민국에서 요리 제일 잘 하는 100인의 요리사들 등장 |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 넷플릭스 - YouTube, 8월 9, 2025에 액세스, https://www.youtube.com/watch?v=MeZ9B8DmLNo&pp=0gcJCfwAo7VqN5tD
- #shorts 영어와 중국어로 ”흑백요리사“ 뭐라고 할까요? - YouTube, 8월 9, 2025에 액세스, https://www.youtube.com/watch?v=Xgcl0L98gRs
- 흑백요리사, 참여자 식당 리스트 (66개) - 자유게시판 - 커뮤니티 - 아이보스, 8월 9, 2025에 액세스, https://www.i-boss.co.kr/ab-1486505-48473
- 흑백요리사 출연진 식당 리스트 참가자 가게 정보 총정리 (96곳) | 여행톡톡 - Daum, 8월 9, 2025에 액세스, https://v.daum.net/v/1DDhMOrRaK
- 흑백요리사, 흑수저 셰프의 요리를 맛보고 싶다면? - 마리끌레르 코리아, 8월 9, 2025에 액세스, https://www.marieclairekorea.com/culture/lifestyle/2024/10/black-chef/
- 임태훈(요리사) - 나무위키, 8월 9, 2025에 액세스, https://namu.wiki/w/%EC%9E%84%ED%83%9C%ED%9B%88(%EC%9A%94%EB%A6%AC%EC%82%AC)
- “이건 대놓고 흑백 요리사 아냐?” 中 요리방송 표절 논란 - 조선일보, 8월 9, 2025에 액세스, https://www.chosun.com/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2025/07/24/PFGFXMXLENFHHKNJJBXE5QLICI/
- 중국 예능 '이판펑션'은 진짜 표절일까? - 넷플릭스 '흑백요리사'와의 유사성 논란과 법적 쟁점, 8월 9, 2025에 액세스, https://www.thelaw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764
- '中 백종원' 등장했다…'짝퉁 흑백요리사'에 중국서도 '민망' | 중앙일보, 8월 9, 2025에 액세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53917
- 중국, '무한도전' 등 한국방송 포맷 마구 베꼈다 - 중기이코노미, 8월 9, 2025에 액세스, https://www.junggi.co.kr/a.php?no=24135
- 중국판 `전참시`도 불법 표절이었다 - 매일신문, 8월 9, 2025에 액세스, https://www.imaeil.com/page/view/2019040313485533319
- '프듀'부터 '미우새'까지…중국이 표절한 국내 예능 34건 - 중앙일보, 8월 9, 2025에 액세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3027397
- "국내 방송 베낀 中 프로그램 지속 증가" - 지디넷코리아, 8월 9, 2025에 액세스, https://zdnet.co.kr/view/?no=20181007102734
- '짝퉁 무도·미우새'가 버젓이? 중국이 베껴간 한국방송만 19개 - 디지털데일리, 8월 9, 2025에 액세스, https://www.ddaily.co.kr/news/article/?no=202471
- 전참시부터 미우새까지…中 '한국 예능 베끼기' 도 넘었다 [조아라의 소프트차이나], 8월 9, 2025에 액세스,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009293412g
- [식용곤충]'누에 번데기' 아시아서 널리 식용…태국산 상품화 - 식품음료신문, 8월 9, 2025에 액세스, https://www.thinkfood.co.kr/news/articleView.html?idxno=60233
- 누에고치 번데기 볶음은 중국 동북지방의 특별한 음식입니다. | 프리미엄 사진 - Freepik, 8월 9, 2025에 액세스, https://kr.freepik.com/premium-photo/stir-fried-cocoon-pupae-is-special-food-northeast-china_35237105.htm
- 중국 벌레 음식 - 백두산 특산물 - Daum 카페, 8월 9, 2025에 액세스, https://m.cafe.daum.net/dla0081/FpwI/60?svc=cafeapi
- 1억2000만원 어치 판 음식, 알고보니 개미 얹었다 - 조선일보, 8월 9, 2025에 액세스, https://www.chosun.com/national/welfare-medical/2025/07/10/GWRC6752YVBPVO2JWWWPM6CVYY/
- 마이상수 ' 개미가 나무를 오르다' - 중국음식 - 청주 하오하오 중국어학원 - Daum 카페, 8월 9, 2025에 액세스, https://cafe.daum.net/hihaohao/PAPW/1
- 마이상수(螞蟻上樹)[바람개비] - 동아일보, 8월 9, 2025에 액세스, https://www.donga.com/news/Opinion/article/all/20240104/122908798/1
- 이름만큼이나 맛도 특별한 마의상수(馬蟻上樹) 요리법! - YouTube, 8월 9, 2025에 액세스, https://www.youtube.com/watch?v=k3TBN14J5dc
- 헤어드라이어로 음식 데우기? [경제콘서트] / KBS 2025.05.15. - YouTube, 8월 9, 2025에 액세스, https://www.youtube.com/watch?v=h1vAmwUkkAs
- 헤어 드라이어 대신 열풍기를 써도 될까? : r/Cooking - Reddit, 8월 9, 2025에 액세스, https://www.reddit.com/r/Cooking/comments/ux44nj/can_i_substitute_a_heat_gun_for_a_hair_dryer/?tl=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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